회사에 DC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었다. 기존에는 DB형으로 고정이었고,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전환되기 이전에만 DC형으로 전환이 가능했었다. 고민을 많이 한 결과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고 운영 방식이나 비중 위험자산, 안전자산의 종목 그리고 현재까지 쌓인 기여금의 매수 전략등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1. 퇴직연금 DC형 전환 결정
가장 중요한 고민은 현재 나의 상황이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 선택이냐는 문제였다.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하면 결국 남은 회사 재직기간 동안 나의 임금상승률이 높을지, DC형으로 전환했을 때 투자 수익률이 높을지가 결정 포인트다.
즉, 내가 DC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남은 기간 동안 나의 임금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크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재직 14년 차로 대리, 과장 진급과 같은 직급상승으로 인한 큰 임금 상승이 이미 지나갔다.
- 직무 성과는 평균 또는 그보다 아래 수준으로 인사고과에 의해 임금상승률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낮다.
- 회사가 속한 분야의 상승동력이 예전만 못해서 크게 매출의 서프라이즈가 날 확률이 낮다.
임원으로 진급하지 않는 이상 진급 기회가 없고 팀장 등의 직책을 맡는 다고 해서 퇴직금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 또한 연봉 1억의 보이지 않는 제한선 같은 것이 있어서 어느 정도 그 선에 가까워지면 임금상승폭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도 예전만 못해서 매출이나 마켓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낮아서 임금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에도 사이클 업종인 탓에 시장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임금 동결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현재까지 재직기간의 임금상승률이 5% 수준이었으며, 남은 재직기간의 기대 상승률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2~4% 정도로 예상해 볼 수 있었다.
반면 퇴직연금으로 운용 시 최대한 안정적으로 S&P500에 투자해서 운용만 해도 약 8%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안전자산 비율이 30%인점을 고려하면 주식비중이 좀 더 낮아져서 이보다 낮게 잡아야 하기 때문에 6~7% 정도로 예상해보아도 DC형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경우 수익률을 고려해서 남은 기간 운용한다고 했을 때 퇴직시점에서 퇴직연금 원금차이는 약 1억 원 정도로 벌어지는 것으로 대략 계산되었다. 이를 토대로 DC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2. 퇴직연금 운용사 선택
DC형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그다음 결정할 것은 우선 운용사를 선택해야 한다. 보통 퇴직연금 계좌는 운용수수료가 있어서 이를 비교해서 수수료가 낮은 곳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다행히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감사하게도 운용수수료는 회사에서 지불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수수료 부분은 걱정이 없어서 현재 미국주식과 연금저축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을 운용사로 선정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한 어플로 같이 운용할 수 있고 전체 자산 현황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종목 선정
퇴직연금 중 DC형과 IRP에서는 안전자산을 반드시 30% 이상 가져가야 하는 규칙이 있다. 보통 채권이나 예금성 자산을 많이 선택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최대한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방향으로 종목선택을 하려고 한다. 기본원칙은 지수추종 ETF를 선택하고 안전자산도 최대한 지수추종형 종목으로 선택하고자 했다.
그리고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좋아서 평가금액이 커질 경우 위험자산 70% 비중을 넘어버릴 경우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다. 이경우 분배금이 들어와도 재투자가 안 돼서 안전자산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런 부분을 막기 위해서 분배금이 자동 재투자되는 TR (Total Return) 상품으로 종목을 선정했다.
이경우 분배금만큼의 금액이 수익률에 반영되어 일반 종목보다 조금 더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 다만 향후 연금 수령 시 분배금만 수령하고 원금은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반드시 상품을 매도해서 현금화 한 다음 연금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미리 고려해야 한다.
1) 위험자산 (70%)
- KINDEX 미국 S&P500 TR (35%)
- KINDEX 나스닥 100TR (35%)
위험자산은 미국 S&P500과 나스닥 100에 절반씩 분배해서 투자한다. 나에게 미국주식은 수익률 관점에서의 접근이라기보다 발 뻗고 잘 수 있는 믿을만한 시장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미국의 성장에 배팅한다.
2) 안전자산 (30%)
- KODEX TRF3070 (30%)
KODEX TRF3070은 선진국 주식과 채권에 혼합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식이 30%, 채권이 70%로 주식을 담고 있는 상품이라서 주식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또한 주식의 경우 선진국지수를 추종하는 구성으로 S&P500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상관성을 가지는 지수라서 S&P500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퇴직연금 분할매수 계획
나의 경우 14년간 회사를 재직하다가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쌓였던 퇴직금이 중간정산돼서 운용사의 계좌로 입금되게 된다. 중간정산을 해본 결과 예상되는 금액은 약 1억 원 정도이다. 이걸 앞서 말한 종목과 비중으로 매수를 해야 한다. 금액도 상당한 지라 거치식으로 한 번에 매수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분할로 매수할 예정이다.
분할 매수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아직도 완전히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 특히 23년 시장의 경우 내가 주로 투자하는 미국시장이 상당히 주가가 빠져있는 상태이고 상반기에는 계속 어렵다가 하반기에 상승하는 시장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매수 방법에도 고민이 많다.
1) 균등 분할 매수
매달 균등 금액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여기서도 매수 기간을 또 결정해야 한다. 금액이 상당한 만큼 최단기간은 적어도 6개월 정도는 분할해서 매수해야 할 것 같고, 길면 10개월 정도 매수를 하려고 한다.
매수주기는 매주 또는 매월 하는 방법이 있는데 매주 하는 경우 시장에 너무 매몰되는 경우가 있고 매달 하는 경우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매월 매수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 균등 분할 매수 + 시장 판단
매월 일정 금액을 균등분할로 매수하다가, 사전에 정해놓은 주가나 하락 비율을 넘어설 경우 추가 매수를 하는 방법이다. 보통 전고가 기준으로 10% 하락 시 10% 추가 매수, 20% 하락 시 20% 추가 매수 등 하락 비율과 금액을 정하는데 나는 이 방법은 택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이 방법은 매수타이밍을 결정해야 하는데, 추가 하락이나 상승 발생 시 정신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나와는 맞지 않다. 나는 어디까지나 마음 편하고 최대한 판단을 최소화하는 기계적인 매수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위의 방법을 토대로 현재까지의 마음은 매수주기는 1달 매수간격은 월 1천만 원씩 9~10개월로 정하고 있다. 올 2월에 DC형 전환을 신청할 경우 정산금액이 3월에 입금되기 때문에 3월 말 월 정기 매수일에 매달 매수할 경우 올해 12월까지는 계속해서 매수해야 분할 매수가 끝날 것 같다.
이후로는 매년 말 퇴직금 기여금이 회사에서 입금되기 때문에 연말 기여금이 입금되면 사전에 정해놓은 종목과 비율에 맞게 매년 매수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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