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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초등학생 용돈 얼마나 줄까? 초1 아빠의 경험담

by [세레스]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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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이다. 올해부터 용돈을 주기 시작해서 이제 한참 돈 모으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자기가 용돈을 얼마나 모았는지 자랑하기도 하고, 용돈이 모자라서 사고 싶은 물건을 사지 못하면서 슬퍼하기도 한다. 그걸 지켜보는 모습이 부모로서 소소한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나 재밌다.

 

 

용돈 언제부터 주는 게 좋을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용돈을 받고 스스로 관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가 있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나이라면 더 빨리 시작할 수 도 있다. 가지고 싶어 하는 물건이 많아지는데 그 물건의 가치를 돈과 연관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는 나이일 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 아이의 경우 과자를 아주 좋아하는데 매주 월요일에 과자를 한 봉지씩 사줬었다. 용돈을 시작하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에게 제안을 했다. 엄마, 아빠가 과자를 사주면 월요일에 한 봉지씩 사줄 거지만, 네가 용돈을 받게 되면 과자를 사 먹고 남는 돈을 모으면 얼마 뒤에는 모은 돈으로 과자를 한번 더 사 먹을 수 있다고 얘기해줬다.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는 얼굴을 보이더니 아이도 용돈을 받아서 스스로 관리하는 것에 동의했다.

 

중요한 점은 일방적으로 용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용돈 받아서 관리하는걸 아이 스스로의 의사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용돈 어떻게 줄까?

아이가 용돈을 받아서 스스로 관리하기로 했다. 어떻게 용돈을 줄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정해진 금액을 일정 기간에 한 번씩 준다

 

매일, 매주, 매달 정해진 기간에 한 번씩 일정 금액을 주는 것이다. 이 방식을 선호하는 부모님도 많다. 하지만 나와 아내는 이 방식을 고르지는 않았다. 돈을 받는데 본인의 노력과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지만 받은 돈에 대해서 가치를 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둘째,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는다

 

돈을 받는 것은 돈을 주는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나와 아내는 우리 아이를 고용하기로 했다. 나와 아내가 해야 하는 일중에서 소소하지만 누군가 대신해주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일을 리스트 했고, 그 일을 하는 대가로 용돈을 주기로 했다. 

 

중요한 점은 용돈을 받는 일을 정할 때 아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은 안된다는 것이다. 숙제하기, 가방 정리하기, 이불 정리하기 등은 아이가 당연히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대가로 용돈을 주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용돈을 받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외에 추가로 나와 아내가 해야 하는 일을 도울 때 그럴 때 용돈을 주기로 했다. 

 

용돈을 줄 일의 항목을 정할 때 주안점으로 둔 것은 용돈은 말 그대로 아이가 돈을 모으기 위해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이여서는 안된다. 만약 숙제하기로 용돈 항목을 정했다면 어느 날 "저 숙제 안 하고 용돈 안 받을래요"라고 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생각하면서 용돈 항목을 정했다. 당연하게도 각 항목은 아이와 같이 앉아서 상의해서 적어야 한다.

 

 

용돈 얼마나 줄까?

넉넉한 것보다는 약간 빠듯한 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의 용돈의 주요 사용처는 과자를 사 먹는 것이다. 과자 한 봉지가 편의점에서 1,500원 정도 하는데, 매주 한 봉지를 사 먹고 남는 돈을 3주 모으면 과자를 한 봉지 더 사 먹을 수 있게 매주 2,000원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금액에 맞춰서 아이가 용돈 받는 일의 단가를 정했다. 일주일에 용돈 받을만한 일을 전부 하면 2,000원이 약간 남는 정도가 되도록 했다. 중요한 점은 상한선을 정하는 것이다. 이걸 정해놓지 않으면 아이가 엄마, 아빠의 돈으로 큰 부자가 되려고 할 수도 있다. 적당한 횟수를 정해서 상한 금액이 자연스럽게 설정되도록 하자.

 

 

초등학교 1학년 용돈 항목

이렇게 해서 아이가 용돈 받을 항목을 정하고 그 일을 했을 때 받는 돈의 액수도 정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모든 항목을 빠짐없이 하면 약 2천 원가량 된다.

 

  • 재활용 분리수거: 300원 (월요일/목요일)
  • 건조기 돌리기: 300원 (빨래 옮겨서 건조기에 넣고 작동 스위치 누르기)
  • 화분 물 주기: 200원 (수요일)
  • 신발정리: 100원 (하루에 한 번만)
  • 양말, 수건 개기: 200원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는 열심히 일을 하기도 하고, 귀찮거나 피곤한 날에는 땡땡이도 치면서 잘하고 있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 마무리해 놓은 일의 결과가 야물지는 못해서 돈을 주고 아들의 노동력을 사려던 엄마 아빠의 계획은 다소 차질이 있지만 용돈을 벌겠다고 열심히 일을 돕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

 

 

용돈 관리는 어떻게 할까?

받은 용돈에 대한 관리는 철저히 자율에 맡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가끔 어렵게 모은 돈으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싸구려 장난감을 뽑기에서 뽑더라도 꾹 참고 있다. 용돈을 주고 나서 잔소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생일이나 명절에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받은 돈은 통장에 저축하기로 아이와 상의해서 결정했다. 아이가 100% 이해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큰돈에 대해서는 저축해야 한다는 사실은 다행히 잘 받아들여 주었다.

 

 


 

끝으로

 

학년이 올라가게 되면 아이와 용돈 협상을 할 예정이다. 용돈 받는 일의 항목을 다시 정하고 일의 단가를 다시 정할것이다. 이렇게 아이가 커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용돈을 올려나갈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올바른 경제관념을 가지고 소비와 지출을 통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아이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지만 요즘에 와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돈 공부를 해주는 게 나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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