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축산농협 사건과 팻핑거 사고 사례

남해축산농협이 직원 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렸다. 10%대의 특판 고금리 상품을 이벤트로 출시하면서 10억 원 한도로 진행하려던 이벤트를 직원 실수로 1,000억 원을 한도로 설정하면서 엄청난 이자 부담을 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고 내용과 이와 유사한 실수로 증권사가 파산했던 사례를 알아보자.

 

 

남해축산농협 사태

 

1. 당초 계획

2022년 12월 1일 남해축산농협에서 새로운 정기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12개월 만기에 금리를 10.10%를 제공하는 정기적금과 10.35%의 NH여행적금이 그것이다.

 

당초에 10%가 넘는 고금리 상품으로 정규 상품이 아닌 특판 이벤트성으로 기획된 상품이다. 그래서 대면으로 개설, 즉 은행 창구에서 직접 방문해야 개설이 가능한 상품으로 기획되었다. 또한 가입 한도도 10억 원으로 1년 이자로 나가는 돈이 총 1억 원 정도인 이벤트였다.

 

 

2. 직원의 실수

새로운 상품을 개설하기 위해서 농협 직원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서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 계좌 개설 옵션에 "대면"만 체크해야 하는데 "비대면"도 체크해서 온라인 개설이 가능해짐
• 당초 계획했던 10억 한도가 아닌 1,000억을 한도로 설정함

 

상품이 출시되고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았어도 입소문과 재테크 카페 등을 통해서 해당 상품이 알려지게 되었고, 순식간에 1,000억 한도가 모두 채워지게 되었다.

 

만약 대면으로만 개설이 가능해서 창구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겠지만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가입이 가능하게 되면서 실수를 금방 알아채기가 어려웠다.

 

 

3. 피해규모

남해축산농협은 시골에 있는 작은 농협 지점으로 직원은 약 50명 정도로 알려졌다. 1,000억의 상품이 판매되었고 지불해야 할 이자가 10.1%이니 1년 후 만기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가 100억 가량이다.

 

이는 지역농협에서 감당하게 어려운 규모의 예수금이며 이자를 지급할 능력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당 지점에서는 가입한 고객에게 전화와 문자를 돌려 직원의 실수였음을 알리고 해지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가입한 고객 중에서는 고금리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기존에 가입하고 있던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한 고객들도 있으며 이런 경우 가입한 고객이 굳이 피해를 감수하고 해지할 의무는 없다. 농협 측에서도 임의로 가입을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4. 향후 전망

바라보는 사람들의 여론은 반반이다. 사정이 딱하니 해지해줘야 한다는 의견과 금융사에서 실수한걸 왜 해지해줘야 하냐는 의견이다.

 

특히 해지에 반대하는 의견은 개인이 송금 실수를 하는 경우 금융사를 상대로이를 소명하고 돌려받기 위한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데, 반대로 은행이 실수했을 경우에는 미안하다는 말뿐이면 되냐는 여론이 있다.

 

만약 해지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축협이나 농협은 은행이 아니라서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며 해당 지점이 이자 지불 능력이 없어 파산할 경우 농협중앙회에서 이자를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팻 핑거 사고 사례

이번 남해축산농협 사례와 같이 금융사에서 실수로 인한 주문실수 등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팻 핑거라고 한다. 말 그대로 손가락이 뚱뚱해서 입력이 잘못되어서 벌어지는 문제를 부르는 표현이다.

 

이와 같은 사고 사례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편이며 우리나라에서도 팻 핑거 문제로 증권사가 파산하는 사고가 있었다.

• 2013년 한맥투자증권에서 주문실수가 발생함
• 만기일을 365일로 입력해야 하는데 실수로 0일로 입력함
• 그 즉시 자동으로 보유한 옵션을 모두 매도하고, 시장의 모든 옵션을 매수하기 시작
• 143초 만에 문제를 확인하고 주문을 중지 하지만 이미 500억의 피해가 발생
• 이중 460억이 거래가 완료되고 결국 파산 처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