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눈을 뜨고 수입원을 늘리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해외직구 구매대행이었다. 무자본으로 창업 가능하고 잘만하면 큰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들이 유튜브에 많았다. 물론 그런 말들을 모두 믿지는 않았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 달에 천만 원씩 벌 수는 없겠지만 한 달에 100만 원이라도 벌게 되면 그게 어디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해외직구 구매대행은 그만둔 상태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들에 부딪혔고 나의 성향과도 맞지 않았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부업으로 해외직구 구매대행을 시작해보려고 열심히 알아보고 있을 텐데 솔직한 후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해외직구 구매대행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부업으로 떠올랐던 게 해외직구 구매대행과 블로그였다. 당시 생각으로 블로그는 돈이 되지 않을 것 같았고, 글을 쓰는 것도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해외직구 구매대행은 무자본으로 시작해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끌렸다.
해외직구 구매대행은 먼저 국내 스마트 스토어에 스토어를 입점하고 중국 타오바오에 있는 상품을 내 스토어에 등록하고, 국내 고객이 나에게 주문하면 중국의 타오바오 사이트에 내가 주문을 넣어서 고객에게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주문만 대행해 주는 거라서 내 수고가 최소한으로 들어갈 것 같았다. 대부분 구매대행에 대한 유튜브나 블로그도 퇴근 후 2시간만 하면 월 100만 원 같은 식으로 홍보한다.
준비과정
먼저 시작하는 과정이 막막해서 이것저것 둘러보는 중 한 블로그를 찾았다. 준비과정을 하나하나 정리해놓은 블로그였는데 마지막에는 본인의 전자책을 구매하라는 걸로 끝나는 블로그였다. 당시에는 막막한 상황이라서 일단 하나하나 따라 해 보고 마지막 전자책은 그때 가서 필요성을 느끼면 구매해보자는 마음으로 그 블로그를 보고 사업자등록부터 내보았다.
나는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아내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을 냈다. 이어서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고 통신사업자 등록, 안전결제 애스크로 등록 등 일반적인 준비과정을 하나하나 거쳤다. 타오바오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해서 배송지를 등록하고 배송대행지도 수수료를 잘 비교해보고 결정했다.
여기까지 대략적인 준비과정이 퇴근 후 짬을 내서 하니 2주 정도 걸렸다. 준비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없었다.이제 남은 건 구매할 상품을 찾아보고 등록하는 것이었다.
그만둔 이유 1. 시장의 구조
해외직구 구매대행을 하려면 상품등록 과정이 핵심이다. 타오바오 사이트를 열심히 뒤져서 팔릴만한 상품을 찾아서 내 스마트 스토어에 등록해야 한다. 여기서 등록하는 방법이 세 가지 정도로 나뉜다.
- 수동 등록: 타오바오 사이트에서 상품을 찾고 하나하나 내가 직접 등록하는 것
- 반자동 등록: 사진, 상품 옵션 등을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긁어오고 거기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 등록하는 것
- 대량 등록: 자동으로 수백, 수천 개의 상품을 프로그램이 긁어와서 스토어에 등록하는 것
수동 등록을 제외한 반자동 등록과 대량 등록은 프로그램을 구매해야 하고, 매달 프로그램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보통 일정 체험 기간을 가지고 그다음부터는 월 단위로 이용요금을 내는 구조다. 반자동 프로그램을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한 달에 몇만 원 정도 수준이다. 대량 등록 같은 경우 프로그램에 따라서 한 달에 몇십만 원 이상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구매하기 어려워서 수동 등록을 하기 시작했다. 상품등록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서치한 결과 내가 맞이한 것은 강의/전자책 봉보였다. 구매대행 관련 키워드 분석, 상품등록 비법 전수 등의 자극적인 이름으로 강의상품과 전자책을 팔기 바쁜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때부터 이 업계에 대해 환멸이 밀려왔다. 사탕발린 말로 가득하지만 결국 이 시장에서 돈 버는 사람은 강의를 파는 사람과 프로그램을 파는 사람뿐이구나라고 느껴졌다.
그만둔 이유 2. 상품등록의 어려움
해외직구를 하다 보면 생각 이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타오바오에는 상품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등록할만할 상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수입이 제한되는 품목이 예상외로 많다. 유아용품과 장난감은 인증 없이 수입이 불가하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한 조치다. 전자제품도 제한된다. 전기 안전 관련 문제가 엮여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입는 옷도 제한된다. 몸에 직접 닿는 상품이기 때문에 별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주방용품도 제한된다. 우리 입에 들어가는 것과 연과 되어 있기 때문에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여러 가지 제한되는 상품을 제외하고 나면 생활잡화들이 실제로 등록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 대량 등록으로 몇천 개 몇만 개씩 상품을 올리고 있는 시장인지라 정말 모든 상품은 스토어에 이미 등록되어있다. 그리고 팔릴만한 몇 가지 상품은 이미 직수입을 하고 있어서 가격경쟁력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 있다.
누군가는 여기에서 빈틈을 찾아서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이런 유통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이 수익을 내기에는 시장 자체가 이미 상당히 포화되어 있다.
그만둔 이유 3. 개인적인 사유
상품등록을 하면서 새삼 느낀 게 있는데, 난 쇼핑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몇 시간이고 관심 없는 상품을 둘러보면서 등록할 만한 상품을 찾고 더 저렴하게 파는 곳이 있는지 비교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나와는 맞지 않았다.
반대로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해외직구 구매대행이 잘 맞을 것 같다. 나의 경우 시간을 내서 등록할 상품을 찾기 위해 타오바오 사이트에 틈틈이 접속해서 물건을 둘러보는 게 억지로 의무감을 가지고 했지만, 쇼핑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옷이나 물건들을 둘러보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즐기면서 일을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생각보다 커서 사실 해외직구 구매대행을 그만둔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언제까지고 매시간 괴로운 일을 계속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맞는 일을 찾자
위의 이유들로 나는 해외직구 구매대행은 현재 그만둔 상태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했다. 상품등록을 하기 위해서 의무감에 자리에 앉아서 어느 날 생각했다. 만약 블로그를 하게 되면 어떨까 하고 하게 된다면 무슨 글을 적을지 한번 쭉 적어보았다. 쉬지 않고 글감을 50개 정도 적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블로그가 맞는구나.
블로그는 현재 즐기면서 하루에 2개 정도 포스팅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수익형 블로그를 위해 쓰기도 싫은 글을 억지로 길게 쓰고 있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길게 글로 쓰는 것에 대해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괴로운 시간이 아니다. 결국 해외직구 구매대행이나 블로그를 선택하기에 앞서 어떤 게 더 돈이 되나 보다 자기에게 어떤 게 더 맞는지를 우선해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끝으로
나는 해외직구 구매대행의 입구쯤에서 돌아선 사람이다. 그 업계 안에서는 즐기면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이 분명 많이 있을 것이다. 만약 해외직구 구매대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던 사람이라면 시작해보기를 바란다.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 옷이었지만 다른 사람에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해보기 전까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지레짐작하고 시작하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만은 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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