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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무료 재무설계 받아본 후기 (광고 아님)

by [세레스]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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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어졌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제휴 서비스 중 재무설계를 신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다. 아무래도 대기업이다 보니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계약이 되어있었던 것 같다. 당시 가격으로 밖에서 상담받으려면 상담비가 25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가 퇴직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상태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 큰 시기였다. 아무래도 외부 전문가를 통해 상담을 받아서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재무설계 절차

총 4번의 미팅으로 진행되었다. 만나는 장소나 시간은 내가 정할 수 있는데 혼자 사시는 분들은 직장 근처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 설계사분께서 부부인 경우 가급적이면 부부가 같이 참여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주셔서 우리 집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약속 날짜를 잡고 평일 저녁 퇴근 이후에 첫 미팅을 가졌다.

 

 

첫 번째 미팅 

첫 미팅에서는 대략 어떤 식으로 상담을 진행할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재무설계를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작성 요청하는 자리다. 설계사분이 준비한 양식에 월소득, 지출, 자산별 잔고 등을 다음 미팅 전까지 작성해달라는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재무설계를 신청한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싶은지, 단기/중기에 목돈이 들어갈 일이 있는지 등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다. 그리고 다음 약속을 2주 이후로 잡았다.

 

두 번째 미팅 

두 번째 미팅에서는 소득, 지출, 자산 현황에 대해서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설계사와 얘기하는 시간이다. 현황에 대해서 내가 설명을 하면 설계사가 필요한 추가 정보를 묻는 식이다. 그리고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나 바꾸고 싶은 부분들을 이때 자세하게 얘기를 한다. 

 

나의 경우 아내의 퇴직금으로 IRP에 입금된 돈을 그대로 두고 있었는데 이걸 해지할지와 여유자금을 어떻게 투자할지가 주요 관심사여서 그 부분에 집중해서 얘기를 했다. 설계사는 여기서 IRP를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IRP를 연금저축으로 전환해서 펀드를 매수해서 운영하는 걸로 권유했다. 

 

어느 정도 인터뷰가 끝나면 두 번째 미팅이 끝나고 오늘 얘기한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재무계획을 짤지 설계사가 플랜을 세워 세 번째 미팅에서 만나서 얘기하는 걸로 하고 종료된다.

 

세 번째 미팅 

세 번째 미팅에서는 설계사가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 와서 하나하나 검토하는 자리다. 보험, 연금저축, 펀드, 주식, 청약 등 각각의 항목에 대해서 어떻게 계좌를 나누고 월 납입금은 어떻게 할지와 새로 가입하는 상품이 있다면 어느 회사의 어느 상품을 가입할지에 대한 부분도 결정한다. 

 

나의 경우 당시 연금저축이 없던 상태여서 연금저축펀드를 새로 가입했다. 아내도 IRP에서 연금저축펀드로 계좌를 전환했다. 그리고 각각의 계좌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할지 펀드도 몇 가지 정도의 옵션을 제시해서 고르도록 했다.

 

이 밖에 기존에 가지도 있던 보험에 대해서도 항목별로 살펴보고 여러 보험 중에 중복된 항목이 있는지 과하게 반영된 항목이 있는지 검토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투자에 대해서는 당시 유행했던 P2P 투자에 대해서 소개했다.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아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개인들의 자금을 모아서 대출을 해주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상품이었다. 기대 수익률은 연 9%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상품별 가입방법을 알려주고 네 번째 미팅 전까지 가입하고 나서 마지막 미팅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세 번째 미팅이 끝이 났다.

 

네 번째 미팅 

세 번째 미팅이 끝난 이후로 상품별로 실제 가입을 했다. 계좌 개설이 필요한 항목들은 증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면서 설계사가 제시한 대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준비를 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네 번째 미팅을 가졌다.

 

네 번째 미팅은 세 번째 미팅에서 설계사가 제시한 항목에 대해서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설계사가 보험 부분의 추가 불입을 세 번째 미팅에서 제안했지만 나와 아내는 그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렇게 생각해서 판단한 사유에 대해서 설계사와 얘기를 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고 모든 재무설계가 끝났다. 

 

 

그래서 재무설계 받을만할까?

나는 한 번쯤 받아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에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이지만 내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지가 감이 잘 안 온다면 정리하는 차원에서 받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평상시에 내가 궁금했던 부분을 속 시원하게 물어보고 조언을 받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고려해야 할 점은 설계사의 수익모델 부분이다. 결국 설계사의 수익은 설계사가 제시해서 내가 가입한 상품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아가는 것이 상당할 것이다. 설계비용을 받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고 결국 주요 목적은 상품 권유에 의한 추가 수익일 것이다. 이 부분은 설계를 받는 사람이 적절히 취사선택해야 한다. 설계사가 제시한 상품을 그대로 가입하기보다는 전체 포트폴리오 구성을 참고만 하고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추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귀가 얇거나 몇 번이나 방문한 설계사의 수고가 미안해서 설계사가 제시한 상품을 꼭 가입해야 마음이 편해지는 성격의 사람들은 차라리 설계를 받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직접적으로 상품 가입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그 부분에 포커 싱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재무설계 결과는?

2017년도에 재무설계를 받았는데 벌써 5년이 지났다. 그 당시 설계사가 해준 조언은 유효했을까. 가장 잘했다고 느낀 부분은 나의 연금저축펀드를 새로 가입한 부분과 아내의 IRP계좌를 연금저축으로 이전한 부분이다. 연금저축펀드에서 가입한 펀드상품의 수익률도 나름 괜찮았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생각하면 펀드가 아니라 ETF를 투자했다면 더 큰 수익이 발생했겠지만 결과론일 뿐이다.

 

가장 후회하는 건 P2P 투자를 한 부분이다. 1년 만기 환급을 받는 조건이었고 투자금이 1000만 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1년 뒤에 150만 원의 손실을 받고 환금받았다. 매달 이자가 지급돼서 돈을 버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줬지만 마지막 만기 원금 환급 시점에서 운용비와 부실채무자에 의한 운용손실이 있다는 이유로 150만 원을 빼고 돌려줬다.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투자를 남의 말만 전적으로 믿고 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교훈을 얻게 된 경험이었다.

 

끝으로

당시 재무설계를 받기로 결정하고 나서 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대부분 재무설계회사와 제휴되어 대가를 받고 작성한 글들이었다. 당시에 정보를 찾아보던 기억이 나서 당시의 후기를 공유하니 재무설계를 받으실 계획이거나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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